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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어느정도 하면 철인3종경기에 출전할 수 있나요?

by 내일은철인 2021.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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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포스팅을 통해 철인3종경기에 출전하기위해서는 어느정도의 실력이 필요한가에 대해서 산술적으로 계산해봤습니다. 본인의 현재 실력을 중심으로 몇시간의 훈련이 필요한가지 즉, 기본실력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정량적인 접근을 해본셈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정성적으로 접근해보겠습니다. 특히 수영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입니다.

 

수영은 철인3종경기 출전에 가장 걸림돌입니다. 할줄 아는 사람과 할 줄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가장 큰 종목입니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가장 높습니다. 가장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으로 접근해야 할 종목입니다.

 

일단 철인3종경기는 바다나 강 근처에서 개최됩니다. "오픈워터(Open water)"라고 부릅니다.

 

 

오픈워터 수영과 실내수영장은 꽤 많습니다. 물이라는 것만 같지 아예 다른 환경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1) 파도와 조류가 있어 휩쓸립니다. 

2) 물속이 어두워 앞이 안보입니다.

3) 물이 깊어 바닥에 발이 닫지않습니다. 

4) 나를 추월하는 사람들이 나를 때리며 갑니다. 

 

여러모로 당황스러운 것들뿐입니다. 이렇게 순간적으로 당황해 정상적인 움직임을 가져갈 수 없을때를 "패닉(panic)"이라 부릅니다. 무릅정도 수위의 물에 빠져 죽는건 패닉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도 패닉은 훈련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파도나 조류는 친구들이 킥보드로 만들면 엇비슷합니다. 물속에서 앞이 안보이면 헤드업 영법을 통해 전방을 주시하는 법을 익히면 됩니다. 발이 닫지 않기 때문에 물에 편안하게 뜨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몸싸움은 실내 수영장에서 파트너와 딱 붙어 수영을 하면서 몸을 부딛히는 연습을 하면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습한 것을 실전에서 발휘하는 조건은 멘탈이 있는지 여부 입니다. 

 

훈련량 x 멘탈 = 실전실력

 

훈련이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멘탈이 0 이면 실전에서 당황하게됩니다. 앞서말씀드린것처럼 당황하면 아주 얕은 물에서도 익사합니다. 반대로 멘탈이 아무리 좋아도 훈련이 없으면 1.5k를 가지 못합니다.

 

멘탈을 구성하는 요소는 무엇일까요? 조건을 제시해보겠습니다. 기준을 충족하신다면 자신감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다만 본 조건은 개인적 의견입니다. 조건의 도달여부와 무관하게 최종출전여부는 본인이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호흡이 편안한가?

 

 수영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모든것이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힘을 얼마 주지도 않는데 앞으로 잘 갑니다. 효율이 좋기 때문입니다. 높은 효율을 위해서는 부력 확보와 좋은 스트로크가 필요합니다. 부력을 위해서는 유선형 자세와 적절한 발차기가 필요합니다. 스트로크를 위해서는 잘 가기 위해서는 팔 움직임이 좋아야 합니다. 꼭 하이엘보가 아니더라도 동호인 레벨에서는 스트레이트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자 끝이 호흡입니다. 같은 200m를 가더라도 거친 숨을 내쉬며 가는 사람과 아주 편안한 호흡으로 가는 사람은 단순히 호흡차이지만 많은 것이 다릅니다. 폼이 조금 어설퍼도 밸런스가 맞는다면 조금 느리지만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부력이나 스트로크같은 지엽적인 요소보다 지금 본인의 호흡이 어떤지 보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호흡이 거칠다면 세부적인 훈련이 더 필요한 상태일겁니다. 적어도 1km이상을 편안한 호흡으로 갈 수 있다면 출전조건 하나는 충족되었습니다.

 


웻수트(wetsuit)가 잘 맞는가?

 

 

동호인 대회는 특별히 더운 날씨가 아니면 웻수트 착용이 의무입니다. 웻수트를 입으면 확실히 부력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몸통을 강하게 조으기 때문에 호흡이 힘들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트로크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고무재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쨌든 맨몸과 다른 느낌입니다. 

 

맨몸으로 몇천m를 수영하던 쌩쌩하시던 분들이 웻수트를 입고 1000m만 넘어가면 어깨가 아프다고 호흡이 어렵다고 하십니다. 웻수트도 자주 입어 봐야 편해집니다. 입는 방법이 익숙치 못하면 시작부터 지칩니다. 웻수트는 끝까지 당겨 입어야 합니다. 웻수트를 입고 호흡이나 어깨돌림 측면에서 더 편안하게 수영할 수 있다면 또하나의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헤드업(Head-up) 영법을 구사할 수 있는가?

 

 눈을 감고 수영을 해보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분명 앞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방향이 삐뚤삐뚤합니다. 쉽지 않습니다. 오픈워터에서 수영하면 비슷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앞이 아예 안보이는건 아닙니다. 내가 뻗은 손 길이 정도만 보입니다. 아주 짙은 안개속에서 수영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오픈워터에서는 방향을 잃지않도록 거리별로 부표를 띄워놓습니다.

 

 

하지만 물 속에서는 안보이고 고개를 들어야 보입니다. 그런데 수영은 고개를 물속에 넣는게 보통이죠? 그래서 "헤드업(Head-up)' 영법이 태어났습니다.

 

출처 : 220triathlon.com

 

헤드업 영법은 스트로크 3~5번당 한번씩 전방을 주시하는 영법입니다. 다만 전방을 주시할때도 추진력을 잃지않도록 발을 차고, 호흡을 해야합니다. 저항도 최소화 해야하죠. 완전히 자유형과 같은 속도로 갈 수는 없겠지만 물속에서 이리저리 헤메는 것보다는 조금 천천히라도 부표를 향해 정확하게 가는게 낫습니다. 이걸 배우지 않으면 가다가 멈춰서 부표를 확인하고, 또 추진력을 만들어야 하고, 또 가다가 멈추어야 하고, 이를 반복해야 합니다. 힘듭니다. 아니면 1500m가 아니라 2000m를 수영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1500m 수영시 100m 페이스가 2분 15초 이내인가?

 

수영종목에는 컷오프(Cut-off) 가 있습니다. 보통 1500m를 50분안에 들어와야 합니다. 하지만 오픈워터 특성상 1500m보다 더 많이 수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파도, 조류 등으로 앞으로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 힘들면 중간에 줄을 잡고 좀 쉬기도 해야겠죠? 이래저래 시간이 지체됩니다. 50분에 겨우 수영을 마쳤다고 해도 사이클 중간지점(20km)까지 1시간 40~50분안에 가야합니다. 안그러면 또 컷오프입니다. 40분이내로 수영을 마쳐야합니다. 

 

출처 : 220triathlon.com

1500m를 50분안에 들어오려면 100m 당 3분 20초 페이스로 가야합니다. 아주 편안한 수영장에서는 적어도 100m 페이스가 2분 15초 이내는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1500m 기록은 33분~34분 정도가 될겁니다. 헤메고 쉬는 시간을 넉넉잡아 5분으로 잡으면  38분~39분 정도에는 수영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정도면 바꿈터를 지나 사이클에서 시속 20km 이상으로만 주행하면 컷오프에는 걸리지 않습니다. 시속 20km 면 우스울것 같지만 중간에 언덕도 있습니다. 사이클에서 무리하면 결국 달리기때 탈이 납니다. 결국, 편안한 레이스의 시작이 수영입니다.

 


훈련이 답니다. 

 

 코치님들이 철인3종경기에 필요한 수영실력을 이야기 할때 "200m만 갈 수 있으면 출전할 수 있다!" 라고들 이야기 하십니다. 쉬울것 같지만 이 속에는 아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수능만점이 "교과서만 봤습니다" 라는 것과 비슷한거죠. 10회독 하면 어느 시험이나 합격한다고 하지만...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결국 훈련이 살길입니다. 특히 수영은 생명과 직결되어 있으니 더 그렇습니다. 물론 대회장에는 안전요원도 많이 있고 위급한 사고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목숨을 맡기기 보다는 내가 스스로 나를 지킬 수 있어야 겠습니다. 철인3종경기는 즐겁고 행복하게 해야지, 목숨을 내놓고 하는 스포츠가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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